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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회장
 
  연말, 연초가 되면 저마다 ‘새해부터는 기필코 일찍 일어나겠다.’, ‘담배를 꼭 끊고야 말겠다.’, ‘운동을 시작하겠다.’ 등의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서부터 슬슬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은 자야 한다는데.’, ‘이번 술자리에서만 딱 한 대 피우고.’, ‘오늘은 너무 추우니까.’ 등의 이유로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기 시작한다. 결국 거창했던 계획은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작심삼일, 즉 마음먹고 시작한 일을 삼일을 넘기지 못해 포기하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또 어겼군!’하는 생각에 먼저 자책감이 든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 해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도 반복적으로 작심삼일을 되풀이하는 이유를 나는 ‘구습안주력’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 구습안주력이란 구습(기존 습관)에 안주함으로써 이전의 편안함으로 돌아가려는 힘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넓고 큰 접시 가장자리에 공을 놓으면 중력의 법칙에 따라 가장 낮은 곳, 즉 가운데 지점을 향해 내려가 중앙에 안주하게 된다. 위쪽 높은 지점에서 낮은 안주 지점으로 움직이려는 힘은 경사의 크기에 따라 다른데 이것이 구습안주력이다. 흡연, 음주, 항상 바쁨과 같이 구습안주력이 상대적으로 큰 버릇도 있고, 쉽게 바꿀 수 있는 구습안주력이 작은 버릇도 있다. 구습안주력에 대항하는 힘은 결정적인 매 순간마다의 ‘의지력(혹은 욕구력)’인데 만일 이것이 구습안주력보다 작을 경우에는 작심했던 당시의 결심과 각오가 아무리 커도 작심삼일 되고 마는 것이다.
  작심삼일을 퇴치하려면 구습안주력의 크기에 따라 그것을 능가하는 강한 의지력이 필요한데, 의지와 욕구가 커지는 몇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패러다임이 전환될 때이다. 건강이 갑자기 나빠진다거나 큰 실패를 경험할 때처럼 어려운 일을 당할 경우나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교육을 받을 경우이다. 둘째, 도구를 활용할 때이다. 일정관리 수첩이나 계획표처럼 어느 정도 강제성을 가진 도구들을 활용할 때이다. 셋째, 주변에 좋은 습관을 가진 가족과 동료들이 많은 경우이다.
  나도 한 때 작심삼일의 선수였던 시절이 있다. 연초마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운동과 독서를 늘이고, 일찍 일어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곤 했지만 얼마 안가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13년 전에 리더십 교육을 받으면서 ‘나의 사명서’를 작성한 후부터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날마다 매일 계획의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플래너(계획표)를 씀으로써 각오를 새롭게 하고,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가능한 한 피하면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담배를 끊고, 술은 한두 잔 정도로 줄였고, 매일 운동과 독서, 글쓰기를 습관화했으며, 조기 기상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작심삼일’을 어떻게 퇴치할 수 있을까?
  첫째,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새해 첫날,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 생일, 결혼기념일 등과 같은 변화의 기점을 마련하라. 만약 새해 첫날 세운 계획이 흐지부지되었다면 ‘설날부터’, ‘올해 결혼기념일부터’처럼 다시 한번 새로운 계획을 실행할 날짜를 선택한다.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패한 경험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낫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작심’을 새롭게 하면 언젠가는 계획대로 실천할 날이 올 것이다.
  둘째, 결심이 여러 개라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골라서 먼저 시작한다. 예컨대 글을 쓰는 사람이 금연, 다이어트, 독서 부족의 세 가지 문제 해결을 목표로 세웠다면, 그에게는 금연보다 독서의 우선순위가 높아야 한다. 그러므로 독서습관을 들인 다음 자신감이 생겼을 때 다음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장기, 중간, 일일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 예를 들어 ‘올해 책 12권을 읽겠다’고 결심했으면 ‘올해 책 12권’이 장기 계획이고 ‘달마다 책 한 권’, ‘주마다 책 100쪽’이 중간 계획이다. 일일 계획은 ‘날마다 5~20쪽’을 읽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조금만 신경 쓰면 지하철에서든 화장실에서든 매일 책 5쪽 정도는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목표를 구체화하면 그만큼 달성하기가 쉬워진다.
  넷째, 매일 계획의 실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우리가 흔히 다이어리라고 부르는 플래너를 쓴다. 플래너를 잘 활용하면 날마다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플래너에 ‘독서 10쪽’ 이라고 적어 넣는다. 저녁때 목표를 완료했으면 ‘독서 10쪽’ 앞에 완료 표시를 한다. 다른 일들도 이렇게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로 나누고, 실행 여부를 매일 점검한다.
  다섯째, 결심을 함께 실천할 동료가 있으면 좋다. 가족도 좋고 직장동료도 좋다. 혼자서 하기에는 벅차지만 여럿이서 함께 하면 훨씬 쉽다. 서로의 목표 실천 진도를 체크하고 이끌어주는 ‘코치’가 되는 것도 좋다.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 구습안주력을 무력화시키고 의지력을 강화시켜 ‘작심삼일’의 희생자가 되지 말고 ‘작심백년’의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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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deabo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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