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족은 승부욕이 강하다. 이것은 물론 장점이지만 이런 기질로 인해 고쳐야 될 나쁜 습관이 있는데, 대화하는 습관이다. 평소 대화가 부드럽지 못하고 거칠어서 감정적이 되고 인신공격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는 부부 사이의 다툼, 부모 자녀 사이의 침묵, 고부간의 오해, 회사에서는 직원들간의 언쟁, 노사간의 분쟁, 상사와 부하간의 갈등이 모두 평소 나쁜 대화습관으로 인해 야기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예를 들어, 아무 연락도 없이 남편이 새벽 1시가 넘어서 들어왔을 때, 대개의 경우 처음에 부인은 걱정한다, 그러다가 화가 나기 시작한다, 12시가 넘으면 다시 걱정이 된다, 하지만 남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모든 감정이 폭발하여 화를 낸다. “당신 지금 몇 시야? 핸드폰은 장식용으로 갖고 다니는 거야? 전화 한 통화만 해도 걱정은 안하잖아, 대체 뭐하다가 이제 오는 거야?”라고 거침없이 화를 낸다. 대개의 경우 남편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처음에는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집에 들어온다. 부인에게 어떻게 이야기하지 하며 나름대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인으로부터 현관에 들어오기도 전에 거침없는 비난을 듣고 나면 미안했던 생각은 어느새 날아가버리고 “그래, 남편이 일 하다 보면 늦게 올 수도 있지, 내가 술이 떡이 되게 들어왔냐? 바람 피다 들어왔냐?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 새벽에 현관문 앞에 남편 세워놓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너 뭐 하는 여자야?”
위에 언급한 내용 있는 그대로는 아니라도 비슷한 대화가 오간 경험을 결혼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바른 대화법인가? 아니다. 왜냐하면 부인이 남편에게 이야기하는 목적은 남편이 다시는 연락 없이 늦게 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대화처럼 거침없이 비난하고 화를 내고 나면 감정의 홍수 상태가 되면서 본래의 목적은 상실되고 대화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는 경우가 더 많게 된다. 예를 들어 그날 밤 부부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서 다시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남편은 다음날 말없이 늦게 들어올 가능성이 더 많게 되는 것이다.
결혼문제 전문가인 클리포드 노테리어스(Clifford Notarious)와 하워드 마크맨(Howard Markman)은 갈등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욕을 해대며 서로를 위협하는 부부, 씩씩대며 억지로 화를 참는 부부, 마음속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하는 부부’ 이렇게 3종류의 부부가 있다고 한다. 이들 수십 쌍을 관찰하고 앞으로 10년 이내에 이들이 이혼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90%가 실제로 이혼했다. 이혼하지 않은 부부는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부부였다.
그래서 우리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고, 내 의도를 설명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물어보고 반대의견도 듣되, 지나치게 단정적인 어투를 사용하지 않다면 어떨까?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위기를 벗어날 뿐 아니라 한층 더 수준 높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새벽1시가 넘어온 남편에게 부인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면 어땠을까? “당신 지금 새벽 1시가 넘은 것 알고 있어요? 많이 늦었네요, 당신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아 난 잠도 잘 수 없었고 많이 걱정되었어요. 난 당신이 다시는 이렇게 연락 없이 늦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신 생각은 어떤가요?” 부인의 이 말을 들은 남편은 너무 미안해하며 다음부터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에게 약속하고 스스로 다짐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이야기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법이다. 가정에서 이런 새로운 방식의 대화를 하는 사람은 직장에서도 훌륭한 경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