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다’ 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성질이나 특성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라는 설명이 나온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당신답다’는 느낌을 주는, 강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디자이너 이상봉.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나날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세상에 ‘자신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고 타인에게 이런 ‘자신다움’을 강하게 인지하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서도 자신의 이름 석자를 우리의 뇌리에 또렷하게 새겨놓은 디자이너 이상봉. 그가 우리와 함께 나눌 ‘이상봉의 인생을 바꾼 한 마디’는 무엇일까?
“인생을 바꾼 한 마디라는 것이 정말 딱 한 문장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닐까요? 그래도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장은 나폴레옹의 나는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전진할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는 연극에 빠져 있었습니다. 정말 그 무엇보다 좋았다고 할 만큼 좋아했었는데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에 연극으로부터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버리고 내린 결정이었기에, 그 후 선택한 패션에 모든 것을 다 쏟아 붓겠다고 결심했죠. 패션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도, 보지도 않았습니다. 디자이너로 성공할 때까지 심지어는 신문도 안 읽고, 사회생활도 포기할 만큼 오로지 패션만을 파고들었죠. 이를 통해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지만 저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정말 조용한 학생이었다는 이상봉은, 그래도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방면에서 항상 두각을 보였었다고 한다.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이 말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다는 그는, 이런 자세야말로 자신을 생활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삶의 에너지라고 말한다.
“저는 꿈이 계속해서 바뀌어 왔어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었거든요. 중학교 때는 음악이 너무나 하고 싶어서 몰래 예고 시험을 보기도 했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작가를 지망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에서는 자연스럽게 연극이 빠지게 되었고요. 항상 관심사가 변해왔기 때문에 디자이너 일을 시작하면서도 이 일을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꿈이 계속해서 바뀌어 오긴 했지만, 모두 다 예술 방면이라는 공통점,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굉장히 몰입하는 성격인 것 같다는 말에, 이상봉은 자신이 집중력이 좋다고 대답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보면 저는 시도를 하고, 그 일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한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천직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언제라도 자신이 더 좋아하는 일이 나타난다면 다른 일을 할 생각도 있다는 디자이너 이상봉.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이 없다면 언제든지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행복한가가 중요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괴로워하면서까지 왜 해야 하는지 제 기준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 100%만족하지는 못하고 지금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는 싶지만, 막상 다른 그 무엇으로 옮겨가는 것이 100%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에 불만족한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상봉 당신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다고 하자, 자신도 두려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답한다.
“파리에서 처음 전시를 시작한 지도 벌써 12년 째입니다. 처음 파리에 갔었을 때는 너무 힘이 들어서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떨쳐 낼 수가 없었죠. 그리고 아직까지도 매번 쇼를 시작할 때마다 처음에는 항상 불안합니다. 때론 너무 두렵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신을 자학할 때도 많았지요.”
하지만, 자신을 자학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도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도 싫어지기만 할 뿐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자. 나를 인정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남을 동경하고 다른 사람이 이룬 것을 목표로 삼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남과 자신을 비교해가며 자학하는 것은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꿈을 설정해서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며 조금씩 꿈을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서의 작은 승리의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죠.”
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자신에게는 행복이라고 말하는 디자이너 이상봉. 그는 그가 선택한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후회 없이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한다.
“아직도 저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그 부족한 점을 열심히 노력해서 채우려고 하고요.”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서, 1985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만든 명함을 아직까지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이상봉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세 가지 꼽으라면 바로 상상력, 생각의 전환, 그리고 실천을 꼽겠다며, 실패를 하더라도 무조건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상상을 하고, 생각의 전환을 하고,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단 1%의 가능성이라도 발견하면 실천에 옮기는 그. 이런 자세가 있었기에 지금의 디자이너 이상봉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