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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기업, 현지 경영인 고용으로 新노동법 위기 넘어라 | |||
◆ 질주하는 중국대륙을 가다 / 전문가 좌담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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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종학 국민대 교수 이장규 대외경제정책硏 연구위원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동훈 가톨릭대 교수 차오위즈 베이징대 연구원 ※ 사회=윤형식 부동산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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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중국 역사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데다 '개혁ㆍ개방 30년'을 맞아 숨가쁘게 달려온 경제 부흥의 열매가 푸짐하게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미래가 장밋빛 일색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 후 한국이 겪었듯이 올림픽이 끝나면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있는가 하면 최근 나타나고 있는 높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때문에 부작용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사 기자들과 함께 이번 특별취재에 동행하면서 현지 동향을 직접 확인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슈들에 대해 어떤 해답을 얻었을지 좌담회를 통해 확인해봤다. -올해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경제와 사회가 침체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차오위즈 연구원=과거 다른 나라는 올림픽 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은 토지 개발 억제 및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펼쳐 경기 속도를 미리 조절했다. 또 올림픽 후에는 이 같은 긴축 정책을 풀 예정이다. 따라서 올림픽 이후 경기 하락 국면 없이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은종학 교수=과거 한국의 경험을 중국에 단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베이징이 중국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작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1988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율이 25%에 달했다. 반면 베이징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이장규 연구위원=부정적인 측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 도시 간 격차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올림픽 개최 도시인 베이징 인근 지역만 발전해 나머지 지역들과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염려다. 하지만 2010년 상하이엑스포와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이 중국 전체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중국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꼽히면서 일각에선 올해 경제 성장률이 1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문형 연구위원=인플레이션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올해 10% 성장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10%는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 ▶차오 연구원=중국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 보인다. 물가 상승률이 6%대에 달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실제 체감 물가는 훨씬 더 올랐다. 중국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발동한 긴축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교수=긴축 정책이 이제껏 잘 먹히지 않았다. 앞으로도 물가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긴축 정책을 통해 이자율을 많이 올렸는데 더 높이기 힘든 상태다. 이자율을 더 높이면 부동산 대출 부실화가 염려되고 해외 자금 유입을 부채질해 자산 거품 심화를 유발하면서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은 교수=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는 분석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중국 내 요소가격 상승이 있더라도 생산성 역시 가파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한 행정지도라는 둔탁한 조치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으나 부작용이 당장 터지지는 않고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중국 신노동법이 발효돼 외자기업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형 위원=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니 대기업은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다. 신노동법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20~50%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을 닫을 기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여기에 위안화 가치 상승 및 중국 당국의 수출 억제 정책 등과 맞물려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장규 위원=새 법이 집행돼봐야 알겠지만 외자기업의 경우 중국기업에 비해 엄격한 감독이 적용될 것이다. 당연히 외자기업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이다. 새 법이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중국 경제가 새 법을 견뎌낼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인가. ▶한 교수=증시 수급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전반기에는 증시를 단기간 키우겠다는 목표 때문에 상장 주식이 많이 늘었는데 이후 상장 기준이 강화되면서 주식 공급물량이 많이 줄었다. 공정거래 시스템도 많이 개선됐다.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30배 정도다.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주식 유통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거품 요소가 있지만 크진 않다고 본다. 10년 정도 장기적으로 보면 브라질보다 중국이 덜 올랐다. -넘치는 돈으로 해외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나선 중국 금융기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문형 위원=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등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해외 자원과 기술 사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풍부한 자금을 한국으로 끌어들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장규 위원=중국의 넘치는 돈을 한국으로 유인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중국은 한국 투자에 비관적인 모습이다. 현실적으로 투자 유인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 ▶차오 연구원=정치경제학적으로 봐야 한다. 거액 자금을 움직이는 중국 국유기업의 해외 투자는 정부 통제를 받고 있다. 국유기업 고위층의 부정 행위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국유기업 해외 투자가 자유롭게 허용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중국 소비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는가. ▶이문형 위원=작년의 경우 경제 성장에 대한 소비 기여도가 전년 대비 줄었다. 소비보다 투자가 더 빨리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대도시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동차, 건축, 가구 등이 지난해 30%대 성장률을 보였다. ▶은 교수=소비 자체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작년 6월 이후 소비 증가율이 17~18%로 상승했다. 이전에는 12~13%에 머물렀다.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농촌 지역 소득이 일부 개선되면서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의 환경 문제는. ▶이장규 위원=환경 문제는 중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다. 외자기업들도 환경 문제 해결을 요구받고 있어 부담감이 높아질 것이다. ▶차오 위원=중국 중앙정부 지시가 지방 정부에 먹히지 않는 것이 문제다. 환경 문제를 지방정부 관리들에 대한 인사 시스템과 연결시킨다면 강력한 동기 부여로 해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환경 문제 해결을 통해 승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환경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생겨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문형 위원=중국 내수시장은 최종재 시장과 중간재ㆍ원부자재 시장 두 가지로 분리해 살펴봐야 한다. 최종재 시장에선 한국 기업들이 잘하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진입한 중간재ㆍ원부자재 시장이다. 여기서는 브랜드, 기술력, 조직력 등 총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차오 연구원=한국 중소기업들이 중국 현지 사업가와 경쟁해 이기기는 어렵다.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현지 경영자로 한국인 대신 중국인을 고용해 경쟁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후 3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한국 중소기업이 최후 선택으로 현지 중국인에게 경영을 맡겨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사례도 있다. ▶한 교수=동감한다. 조직 장악력 확보를 위해 특히 고위직의 현지화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컨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 서부로 기업 이전을 도울 수 있도록 한국 정부나 유관기관이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시리즈 끝> [오재현 기자 / 정리ㆍ사진 =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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