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나는 114교환원을 대상으로 친절응대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명랑하게 응대하면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 교환원 본인의 하루가 먼저 즐거워진다’고 강조한다. 상대방을 위해 ‘명랑하게 응대하면 본인이 먼저 즐거워진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운명을 결정짓는다? 스티븐 코비는 ‘원칙중심의 리더십’에서 “사람의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였다. 반면에 행동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으며 오히려 실천하기 쉬운 것은 행동을 바꾸는 것이며, 먼저 행동을 바꾸고 나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는 것은 ‘기분이 좋으면 미소가 나오는 경우이며, 행동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는 것은 억지로라도 미소를 짓거나 밝은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위 두 가지 견해 모두 부분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적어도 생각과 행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의 행동 중에서 생각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언어이다. 긍정적 언어를 사용하면 긍정적 생각이, 부정적 언어를 사용하면 부정적 생각이 우리의 두뇌를 지배한다는 점이다. 앤서니 로빈스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하며, 긍정적 언어를 쓰는 방법을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는 정말 싫다”를 “~가 더 좋다”로, “퇴짜 맞은”을 “오해를 산”과 같이 말하라는 것이다.
왜 오늘은 고객들이 귀찮게 하는거야? 이상의 논의와 관련하여 우리가 갈등상황에 놓였을 때 이를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점을 살펴 보자. 갈등 상황의 표현 방법은 2가지로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대응적 표현법이며 다른 하나는 주도적 표현법이다. 대응적 표현법은 미국 사람들이 말하는 You-Message와 관계되고, 주도적 표현법은 I-Message와 관련이 있다. 먼저 대응적 표현법을 살펴보자. 이것은 우리가 어려움이나 갈등 상황에 봉착하였을 때 이의 원인을 상대방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며, 자신은 어쩔 수 없다는 대응적(reactive) 수준의 메시지 표현이다. 예컨대 114 교환원이 “왜 오늘은 고객들이 이렇게 귀찮은 질문을 많이 하지?”하는 경우이다. 대응적 표현법은 갈등발생의 책임이 자신이 아닌 상대방이나 환경에 돌린다는 점에서 You-Message 표현법과 관련이 많다. 서두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행동과 마음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므로, 대응적 언어표현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짜증이나 스트레스가 증대하게 되며, 결국 상호간의 인간관계도 나빠지게 만든다. 앤서니 로빈스의 표현을 빌면 부정적인 말의 사용은 부정적 인간관계로 이어지며, 갈등상황 자체의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위가 낮아도, 주도적으로 생활한다면 이미 ‘리더’ 바람직한 해결책은 주도적인 언어표현방법이다. 대응적 표현방법이 갈등이나 문제상황에서 상대방이나 환경을 탓하는 반면에, 주도적 표현법은 내가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는 방법이다. 예컨대 ‘이 상황을 해소하려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라고 상대방이나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방법이다. 질문이라고 하지만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방하다. 상대방을 탓하기 보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므로 I-Message 표현법과 관련이 많다. 같은 갈등이나 문제상황에서도 대응적 표현이나 You-Message는 “당신(또는 그들)이 왜 그랬느냐?”라고 말하며 상대방을 비난함으로 인하여 결국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분까지도 나쁘게 만들게 된다. 반면에 주도적 표현 또는 I-Message는 “내가 무엇을(또는 어떻게) 해야 이것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중심으로 표현한다. 이 표현법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의 기분을 만족스럽게 하며, 두 사람의 상호관계도 악화되지 않게 되어 결국에는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데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나날이 만나는 갈등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이를 개선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하고 접근하면 대부분의 경우 문제 상황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주도적 표현법을 사용하면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자신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교환원이 ‘명랑하게 응대하면 자신의 기분이 명랑하게 되며’ ‘행동을 바꾸면 생각이 바뀐다’는 윌리엄 제임스의 발견이기도 하다. 조직생활에서 흔히 직위가 높은 사람이 리더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위가 낮아도 문제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이것이 좋아질 수 있을까?”라고 주도적으로 접근한다면 이 사람은 이미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Self-Leader 또는 ‘무관(無冠)의 리더’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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