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중의 힘
나는 지독한 ‘낙서광’이다. 어릴 적부터 도시락은 두고 다녀도 연필과 종이는 꼭 가지고 갔다. 실수로 필기도구가 없다면 돌멩이나 나뭇가지로 바닥에 낙서를 할 정도였다. 철이 들면서 낙서는 자연스레 메모로 이어졌다. 버스에서나, 지하철에서나 메모지, 노트뿐 아니라 교과서에도 떠오르는 망상들을 적었다.
또한 나는 지독한 계획형 인간이다. 매년 12월말이 되면, 내년에는 무엇을 할지, 다음 달에는 무엇을 할지 홀로 고민하고 적어댔다. 무슨 책을 읽을지에 대한 고민은 독서목록 작성으로, 건강과 몸매에 대한 고민은 다이어트 계획으로 이어졌지만 문제가 생겼다.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 것이다.
낙서광 + 계획광의 결과는 끔찍하였다. 수 많은 계획들을 여기저기 작성하고, 메모지를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심한 경우 연간 독서계획표를 3번이나 작성하기까지 했다. 주변의 권유로 포스트 잇을 이용한 메모관리를 시도해 보았으나, 모니터 화면을 ‘해바라기’ 두르듯 덕지덕지 붙게 되었고 더욱 정신이 산만해 졌다. 가방이나 책 속에 붙였던 포스트 잇은 한 달 뒤에 발견되기도 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한 사람’ 끔찍한 결과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성실하다고 정평이 난 회사 동료의 다이어리를 보았다. 보통 다이어리가 아니었다. 물어보니 ‘프랭클린 플래너’란다. ‘플래너’란 단어에 뭔가 비범함을 느꼈다. 그 동료의 추천으로 학국성과향상센터에서 매달 진행되는 무료강의를 듣게 되었다.
시간관리나 인생관리 등의 강의 내용은 이미 다양한 책을 통해 한번씩 접한 내용이었다. 강의 중반, 나는 한 화면에 감동을 받게 되었고, 나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내 눈에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듯한 저녁노을 바닷가’ 이미지와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하단에 스치듯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강의실에는 기쁨과 평온을 느끼게 해주는 감미로운 음악이 가득 차 있었다.
강사의 한 마디. “한 점에 집중하는 것이 더 큰 효율을 부릅니다. 마치 망치질을 하면 단단한 벽에도 못이 박히듯 한 점에 집중된 힘은 큰 파괴력을 가집니다” 그렇다. 프랭클린 플래너의 진정한 힘은 ‘인생의 목표’, ‘한 달의 계획’, ‘주간계획’, ‘하루 계획’을 한 권에 정리해 주는 것이다. 인생의 방향을 한 권에 실어주는 것이다. 더불어 그 목표들을 매일매일 잘 실천하는지를 체크까지 해준다. 프랭클린 플래너의 힘은 집중의 힘이다.
2. 변화의 힘
1,440분의 마법이라 생각한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잠자는 시간도 관리할 수 있었다. 평균 12시에 취침해서 6시에 기상하기. 약 360분 수면에 활용하는 것이다.
평소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방대한 자료에 헤매며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란 딜레마에 빠졌는데 A1, A2, A3, B1, B2, C1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주어진 시간 안에 중요한 업무부터 처리하게 되었다. 미루고 싶은 일도 꾹 참고 우선순위에 따라 처리하고, 완료했을 때 체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자주 연기되는 일에 대해 반성할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실수를 줄여갔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얼마를 지출했는지, 매일 ‘일일 지출’에 기록해 두니 재테크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한 달이 지나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 검토하고 절약의 방법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저축에 도움이 된다.
3. 위클리 캠퍼스의 힘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위클리 캠퍼스다. ‘역할과 목표’를 적어두고 매일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 중요한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의 역할은 ‘멋진 남편, 좋은 아빠’, ‘믿음직한 아들, 동생’, ‘행동하는 사회인’, ‘착해지려는 신앙인’ 등이다. 나의 경우에는 매주 ‘위클리 캠퍼스’를 작성하지 않지만 보통 보름에 한 번 씩 작성하여 실행하려고 노력한다.
말로만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출근하기 전 아내와 딸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부터 매주 수요일 부모님과 형님께 전화를 드리는 것 등 행동변화를 이끌어 냈다. 행동하는 사회인으로써의 역할은 11월말까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출연한 ‘불편한 진실’이란 영화관람과 환경 커뮤니티 가입이다.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게 관람했고 현재 가입하여 활동할 커뮤니티를 찾고 있다.
위클리 캠퍼스에는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
4. ‘잘난 척’의 힘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게 된 후부터는 만나는 친구나 선배, 동료에게 자랑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일들을 해낼 것이다.’라는 식이다. 의외로 목표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분께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추천해 드린다. 1,440분을 선물하는 것이다.
잘난 척을 하는 이유가 있다. 한 곳에 집중된 나의 계획을 떠들고 다니며 재차 스스로 계획을 상기시키고 반드시 실행하기 위해서다. ‘나의 인생 목표는 이것이다!’ 자랑스레 말하면 십중팔구 부러워한다. 때론 비웃는 이도 있지만 상관없다. 그리고 나서 이 목표를 위해 ‘나는 이번 주엔, 오늘은 이런 일을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감시자를 늘려서 반드시 할 일을 완료하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다.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더 말하자면, 나만의 프랭클린 플래너 사용법이 한 가지 더 있다. (H) 표시다.
하루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귀가하면 씻고 잠들기 바쁘다. 그래서 Home의 약자 ‘H’ 표시로 할 일을 따로 적는다. 즉 집에서 할 일을 나타내는 표시다. 업무 리스트에 사소한 것이라도 적는 것과 적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H’ 표시는 정말 단순하고 쉬운 일들을 적는데 운동하기, 독서하기, 동화책 읽어주기 등 30분 정도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한 단순한 일이지만, 덕분에 일주일에 1권씩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딸의 웃는 모습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5. 사명과 가치의 힘
오래 전부터 ‘왜 태어났는가?’를 고민했고, ‘어떻게 살까?’, ‘무엇이 될까?’를 고민했다. 일기장, 노트, 낙서장, 메모, 컴퓨터 등 이런 고민들을 엄청나게 적어놨다. 그래서 스스로의 사명과 가치를 정해두었다. 다만 통합되지 않고 정리되지 않아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수식어가 늘어갔다. 또한 사명을 달성할 실행의 기회는 멀어져 갔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면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정의’, ‘부’, ‘즐거움’이다. 나의 사명은 “모두를 위한 영화, 모두를 위한 정의”다. 최대다수 최대행복을 이루되 정의로운 방법으로 이루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나의 사명이다. 난 인류에게 큰 행복을 주는, 그런 영웅이 되고픈 생각이 아니다. 내 주변의 가족과 친구, 사회에 대해 가능한 행복과 부유함, 정의를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이 사명을 위해 언제, 어떤 위치에서, 무엇을 할지 정할 수 있었다. 그 중 기준이 될 수 있는 목표까지 남은 시간은 5,522일… 다시 말해 7,951,680분 남았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나를 격려하고 채찍질 한다. ‘보아라, 너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 실행하자!’ |